D+158_널 이렇게 사랑하게 될 줄 알았더라면
D+158, 2021.09.25 꽃 -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나의 꽃, 레미야. 솔라야. 시시야. 그리고 손님아 너희를 이렇게 사랑하게 될 줄 알았더라면, 내가 감히 너희와 함께 할 결심을 할 수 있었을까. 속상한 날이면 네가 특히나 보고싶어. 복실거리는 털을 만지고 싶고, 내 주변을 냥냥대며 맴도는 널 번쩍들어 안고싶고, 나의 귀가를 반겨주는 너..
일상의 기록
2021. 9. 26. 00:21